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금융시장연구원

금시초문

트럼프의 도박과 ‘관세전쟁’...미국 경제를 살릴까 무너뜨릴까

권의종 2025-03-14 조회수 33
트럼프의 도박과 ‘관세전쟁’...미국 경제를 살릴까 무너뜨릴까
  •  권의종
  •  승인 2025.03.11 10:19
  •  댓글 0


2기 트럼프 체제의 출범과 보호무역 회귀...앞으로 몇 개월이 미국 경제의 중요한 변곡점이자 '갈림길'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경제정책도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1기 행정부(2017~2021년)처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강력한 무역 장벽을 다시 세우고 ‘관세 전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미 대중국 추가 관세를 발표했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재검토도 추진 중이다.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협정 조정도 예고했다. 목적은 미국 제조업 보호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복잡하다.

보호무역, 언제 효과가 있었나?

보호무역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산업 성장을 촉진한 사례도 있었다. 19세기 미국은 영국 제조업과 경쟁해야 했다. 정부는 높은 관세로 자국 산업을 보호했고, 그 결과 19세기 말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었다. 일본도 비슷한 전략을 펼쳤다. 메이지 유신 이후 외국 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고 자국 산업을 육성했다. 덕분에 20세기 초 아시아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한국도 보호무역을 활용했다. 1960~1970년대 박정희 정부는 조선, 철강, 전자, 자동차 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수출 중심 경제로 전환할 수 있었다. 중국도 적극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펼쳤다. 반도체, 전기차, AI 등 전략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면서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자국 기업을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화웨이, 샤오미, BYD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탄생했다.

이처럼 보호무역은 신흥 경제국이 산업을 육성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이미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에 동일한 전략을 적용하면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트럼프 1기의 보호무역, 성공했나?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폈다. 일부 산업을 보호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부작용이 더 컸다.

대중국 관세로 인해 미국 내 물가가 상승했다.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높은 관세도 문제였다. 자동차, 항공, 건설업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일부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

미국의 수출도 타격을 입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농산물과 자동차의 경쟁력이 하락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농민들은 큰 손실을 입었고, 결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했다.

캐나다,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도 반발했다. 이는 국제 경제에서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켰다. 결국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맺으며 일부 정책을 수정해야 했다.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 이번에는 다를까?

이번에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는 소비재 가격을 더욱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 월가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JP모건은 경기 침체 확률을 31%로 전망했다. 지난해(17%)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골드만삭스도 경기 침체 확률을 23%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도 위기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재정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 경제를 살리려 하고 있으며, 유럽도 인프라 투자와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미국 내 보호무역의 부작용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민간기업의 고용 증가 폭은 7만 7,000명에 그쳤다. 이는 예상치(14만 8,000명)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경제 성장 둔화를 시사하는 신호다.

보호무역보다 전략 산업 육성이 답이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단기적으로 일부 산업은 보호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 증가, 기업 경쟁력 약화, 글로벌 무역 관계 악화 등의 부작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미국 산업을 지원했다. 동맹국과 협력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전략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보호무역보다 첨단 산업 투자가 더 중요하다. 연구개발(R&D) 지원, 친환경 기술 개발,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같은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트럼프와 그의 경제팀은 1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정교한 무역 정책을 펼칠까? 아니면 다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갈까? 앞으로 몇 개월이 미국 경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선택에 따라 미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을 맞을 수도, 쇠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지금, 미국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저작권자 © 금융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