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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연구원

지금시각

'풍전등화'의 대한민국, 앞이 안 보인다

나병문 2025-02-06 조회수 63
'풍전등화'의 대한민국, 앞이 안 보인다
  •  나병문
  •  승인 2025.02.0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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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문 칼럼]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해 세계는 약육강식의 전쟁터로 변해가고, 동맹조차 믿을 수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되어가고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쓰나미가 거세게 덮쳐오는 중인데, 그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내란과 탄핵’을 놓고 싸우느라 온 나라가 분열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린 탓이다.

‘트럼프 2기’를 맞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하자마자 브레이크 없는 열차가 되어 폭주하고 있다. 그는 힘없는 이민자들에게 ‘불법 이민’이라는 딱지를 붙인 뒤 무차별적으로 추방하기 시작했다. 비인도적이며 지나치게 냉혹하다는 세상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무슨 일이라고 하겠다는 걸 만천하에 알리고 싶은 모양이다. 4년 전보다 더 독하게 변한 모습이다.

트럼프는 이미 관세전쟁을 공공연히 선언한 상태다. 그는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지난달 31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를 강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우방국도 예외 없는 공격 대상이 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일방적인 독주는 보복을 부른다. 느닷없는 관세 공격에 움찔하던 피해 당사국들도 가만있을 리 없다. 중국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일방적 추가 관세 조치는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상응한 반격을 예고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힘을 앞세워 압박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얻어터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거래의 기술’을 앞세운 그의 현란한 공격에 맥없이 당하지 않을 대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스트롱맨’ 전성시대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인수하고,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만들겠다는 등의 경악할 만한 구상도 연일 토해내고 있다. 캐나다를 향해서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어떻겠냐는 무례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처럼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그의 행태에 세계가 휘청이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지구촌 곳곳에서 권위주의적 통치를 구사하는 권력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푸틴도 그중 하나다.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국제사회에 끼친 손해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건재하다. 세상엔 정의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던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이다. 그런 독재자가 오랫동안 권좌를 유지하며 특권을 누리는 현실이 우리를 절망케 한다.

미국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의 시진핑 또한 전형적인 스트롱맨이다. 틈만 나면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언제든 침공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끊임없이 영향력을 확대하려 드는 그가 건재하는 한 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는 요원하다. 그는 전임자들이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최고 지도자 2연임 원칙’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서 사상 초유의 3연임을 구가하고 있다.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그가 이번 임기가 끝나도 물러날 것 같지 않다는 강한 의심마저 든다.

앞에서 언급한 인물들이 전부가 아니다. 독재자들은 곳곳에 포진해있다. 적대 세력을 견제하는 수준을 넘어서 과도한 공세를 펼침으로써 중동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 장기 집권 중인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억지로 3선에 성공한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또 어떤가? 하기야 권력을 3대 세습한 북한 김정은의 철권통치에 비하면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국론 분열’ 극복으로 파멸 막아야

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대두된 ‘딥시크 쇼크’ 같은 현상을 보라.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경쟁대열에서 탈락한다. 이처럼 살벌한 각축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력을 모아 전력투구하는 길뿐이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어떤가? 국가 리더십은 공백 중이고 민심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싸우는지도 모르는 맹목적인 이전투구는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이럴 때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정치권의 행태가 가관이다. 국가적 위기를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매몰되어 날뛰는 형국이다. 서로 힘을 모아 난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없고 유치한 힘자랑만 난무한다. 그 바람에 시급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차곡차곡 쌓여간다. 이대로 가다간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피할 수 없을까 두려워진다.

일부 과격한 정치 모리배들의 작태는 심히 우려스럽다. 그들의 이념은 편향적이며, 의식 수준은 저열하고, 언어는 거칠다. 그들은 시정잡배도 흉내 내기 힘들 정도의 천박한 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면서도 뭐가 문제냐며 눈을 부라린다.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그 같은 저질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이 정녕 이 정도란 말인가”라는 자조적인 반응이 터져 나오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더욱 안타까운 건 지도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국민을 걱정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그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나라를 망친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암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우리 국민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놀라운 저력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국론 분열을 극복하고 안팎의 도전을 너끈히 이겨낼 것이다. 국민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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