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명의 금융해설사 전국에서 교육과 상담으로 사회적 기여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비로소 쉴 수 있다는 여유와 함께 앞으로 무엇을 하며 남은 인생을 채워갈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금융인들 역시 다르지 않다. 이런 고민 속에서 몇몇 퇴직 금융인들이 다시 금융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직장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사회와 나누는 활동을 통해 새로운 자부심을 찾아가고자 뜻을 모았다.
퇴직금융인협회를 소개합니다
전국퇴직금융인협회(회장 안기천, 이하 협회)는 2015년 8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금융산업에서 근무했던 이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전문 지식과 오랜 경험, 실무에서 쌓은 노하우를 사회와 나누는 사회공헌 활동을 핵심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약 3,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9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각 지역에서 협회가 양성한 금융해설사 약 900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협회 본부는 서울 영등포구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처럼 3,000명 규모의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이 쌓였다. 안기천 회장은 “10년 전 퇴직 금융인 몇몇은 수십 년 금융 현장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경험이 퇴직과 동시에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사회 곳곳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 개인사업자·영세소상공인의 부도, 가계 파탄, 청년 하우스푸어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었고, 기본적인 금융지식만 있어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설명했다.
안기천 회장은 “이 같은 문제 해결에 퇴직 금융인들의 지식과 경험, 지혜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우리의 금융 지식과 지혜를 사회와 나누자’는 뜻을 모아 2015년 협회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협회 기반을 닦은 10년
금융교육과 금융상담
협회는 3단계를 거쳐 2025년에 도달했다. 2015~2017년은 협회 창립과 운영 기반을 조성했던 시기다. 안기천 회장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퇴직 금융인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2018~2020년은 협회가 성장을 위해 도전을 했던 시기다. 해당 3년 동안 협회의 정체성을 다지며,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금융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했다. 금융해설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등록된 민간자격으로, 현재 협회의 주요 인력 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2020년에는 지정기부금단체 승인을 받아 재정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21~2023년은 협회의 전환점이었다.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제한되기도 했으나, 이후 사회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다양한 기관과의 MOU 체결을 통해 금융교육 전문기관으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했다. 협회는 설립 취지에 따라 ①청소년 금융교육, 고령자 및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 ②1대1 맞춤형 금융상담 ③소상공인 및 창업자에 대한 경영컨설팅 ④금융해설사 양성을 통한 강사 인력 육성 ⑤ESG경영 지원을 위한 사회 봉사활동 등의 주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협회는 설립 이후 약 20만 명에 달하는 금융 취약계층에 금융교육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울러 1대1 맞춤형 금융상담은 협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단순히 금융 강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 상황을 분석해 신용회복, 채무조정, 자산관리 등 구체적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협회는 이러한 세밀한 상담 방식이 기존 금융교육과 뚜렷한 차별성을 가지며, 실제 서비스 수혜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퇴직금융인을 금융해설사로
협회의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금융해설사다. 이들은 협회의 가치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사람들로, 퇴직 이후에도 금융인으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던 창립 정신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협회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퇴직금융인을 금융해설사로 양성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세대별 특성에 맞춘 교육 방식, 최신 금융 지식 등을 꾸준히 보완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약 900명의 금융해설사가 전국 곳곳에서 금융교육과 상담을 수행하며 협회의 활동을 널리 확장하고 있다.
금융해설사는 퇴직금융인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안기천 회장은 “많은 금융인들이 퇴직 후 ‘앞으로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경험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금융인으로 일할 때 느꼈던 자기 가치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이런 분들에게 퇴직 이후에도 금융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퇴직금융인들은 교육과 상담을 통해 사람을 다시 만나고, 누군가의 자산을 지키고, 금융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포용과 혁신, 따뜻한 사회의 실현
협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은 올해 기념식을 열고 ‘포용과 혁신으로 만들어가는 따뜻한 사회의 실현’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았다. 안기천 회장은 “지난 10년은 나눔과 봉사를 중심으로 금융교육과 상담을 수행해 왔다면 앞으로는 사회 전반의 기초금융을 강화하고 금융 격차를 줄이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시니어 금융전문가의 역할을 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제시한 두 가지 키워드 ‘포용’과 ‘혁신’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포용’은 누구나 차별 없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필요한 금융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혁신’은 시니어 금융전문가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역량을 새롭게 정비하고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안기천 회장은 “금융은 단순히 돈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안정시키고 희망을 만들어주는 사회적 기반”이라며 “누구나 쉽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산업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만큼, 금융의 기초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는 시니어 금융전문가들이 이러한 변화에 걸맞게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퇴직금융인의 헌신, 따뜻한 금융과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 퇴직 이후 금융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정체성의 상실’과 ‘사회적 고립감’이다. 현직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직함’과 ‘소속’이 곧 나 자신이다. 그러나 퇴직과 함께 그것들이 사라지는데, ‘나는 이제 무엇으로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 협회의 ‘금융해설사’ 제도가 퇴직금융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을 거 같다.
금융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생활 속 금융 멘토’들이 바로 금융해설사다. 이들은 고령층과 청소년 등이 금융 피해를 겪지 않도록 돕고, 금융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퇴직 금융인이자 금융해설사들은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협회는 퇴직 금융인들이 다시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 많은 교육과 상담을 했을 텐데, 국민들에게 필요한 금융교육은 무엇인가?
금융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이다.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안전하게 지키는 법을 아는 것이다. 소비와 저축의 균형, 신용관리, 노후자산 준비, 디지털금융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
고령층은 스마트폰 기반 금융의 진입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청년층은 신용카드·대출 등 금융상품에 지나치게 쉽게 노출된다. 중장년층은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 사이에서 재무적 압박을 받는다. 각 세대의 현실이 다른 만큼, 그에 맞는 맞춤형 금융교육이 필요하다. 금융교육은 숫자를 다루는 기술을 넘어 삶을 계획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다. 협회는 국민들이 그 힘을 키울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역할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 앞으로 협회의 계획이 궁금하다.
퇴직금융인의 지식과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순환시키는 금융공동체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뚜렷한 철학이 있다. 협회는 이러한 철학 아래 향후 10년 안에 회원 5만 명, 금융교육 수혜자 30만 명, 금융해설사 3,000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시니어 금융전문가의 활동을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증제를 도입하고, 역량 개발 교육을 한층 더 체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퇴직금융인의 헌신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미래로 연결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퇴직 금융인들은 ‘따뜻한 금융으로 함께 사는 사회’라는 슬로건 아래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며, 우리 사회의 희망과 신뢰를 쌓아갈 것이다.
※ 본 기사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함께 기획했습니다.



